역사에서 여성은 종종 지워진다. 여성주인공은 조력자, 연애 상대, 혹은 측은지심과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힘없는 존재로 주로 나온다. 영화 <허스토리>가 Her-story인 이유는 물론 대다수의 영화들과 달리 주체적인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여성들의 시각으로 역사를 재해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금까지 정조를 빼앗긴 순수한 소녀의 이미지를 내세웠던 이전의 위안부 영화와 달리, <허스토리>는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허스토리>에서는 아버지에게 팔려간 여성,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간 여성, 위안소를 운영했던 여성 등의 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관객들이 충격을 받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일본 성노예 문제의 상징으로 ‘소녀상’을 내세우는 것이 어떤 한계점이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단일한 위안부 이미지만 내세우는 영화와 다른 <허스토리>의 차별성 때문에 나는 이 영화를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한국 사회에서도 여성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허용이 되는 이야기가 있고 그렇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꽁꽁 감추고 살아간다. 정말 안타깝다. 앞ㅇ로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더 많아질 것이다. 이야기하면서 서로 치유하고 치유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다양한 목소리에 우리가 경청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 목소리들을 낼 수 있도록 여성들은 더더욱 연대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