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는 넷플릭스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로 분류
되어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스탠드업 코미디의 한계를 보여준다. 해나 개즈비는 코미디언이다. 그녀에 따르면 코미디는 처음과 중간, 두 부분밖에 없다고 한다. 사람들을 긴장시키고 그 긴장을 이완시킴으로써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코미디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짧고 강력한 웃음 포인트를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하더라도 결말을 이야기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여성혐오가 만연해서 여성혐오라고 인지를 하지도 못하는 세상 속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는 성평등을 외치는 페미니스트들에게 손가락질을 하기도 하며, 아무리 고집센 페미니스트더라도 가끔 헷갈리기 때문이다. 성평등을 원할 뿐인데 이렇게 비난을 받으니.. 내가 별난건가? 가끔 외롭고 내가 이상하다고 느낄 때는 상상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가 받았던 교육과 다른 교육을 받고, 우리가 보며 자랐던 것들과 다른 것들을 보고 자랐더라면? 우리가 들으며 자랐던 것들과 완전히 다른 것들을 들으며 자랐더라면? 그래도 나는 지금 페미니즘을 실천하면서 어색함을 느낄까?
해나 개즈비의 <나의 이야기>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스탠드업 코미디이다. 아무 생각 없이 깔깔 웃고 싶은 코미디 스페셜을 찾고 있었다면 보다가 머리 복잡해진다고 인상 찌푸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 여태껏 본 스탠드업 코미디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