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대기 강연] 경계선에서 돌아보다 : 교차성이론과 한국페미니즘 운동
장소 : 청년 허브
강연자 : 루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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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가 아니다, 안전을 원한다>
언뜻 보면 퀴어 반대 집회에서 한번쯤 봤던 문구처럼 보이지만, 제주도 난민 반대 집회에서 사용된 피켓 문구이다.
우리 사회에서누군가가 들어옴으로써 사회가 위험해지거나, 누군가를 추방해야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떠한 상상력을 만들어가는가? 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준 강연이었다. 여성혐오에 대해서는 얼굴붉히며 흥분을 하면서, 퀴어혐오, 난민 혐오에 대해서는 '대의를 위해서 누군가는 희생될수 밖에 없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강연이다.
LGBTQ, 예맨 난민 등 우리에게 낯설고 이질적인 것을 폭력적인 것으로 상상하는 순간 우리는 '저들을 배제해야 우리가 순수할 수 있어!' 라는 왜곡된 프레임 속에 갇히게 된다. 북한 이탈주민을 대하는 태도도 이와 유사하다. 여전히 순수하고 단일한 남한 사회를 해치는 '불순한 탈북민'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있다. 남한에 '받아줄테니' 우리가 기대하는 모습대로 살아가렴, 그렇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소수자면 소수자답게 조용히 시키는대로 살아가라는 것이다.
오직 생물학적 여성만 챙긴다. 오직 한국인만 챙긴다. 단일하고 순수한 우리 집단을 훼손하지 말라고 퀴어 반대 집회를 보며 쯧쯧 거리는 페미니스트들 중에서도 난민 이슈에 관해서는 혐오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역으로 난민 이슈에 대해서는 굉장히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페미니스트는 '메갈X'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통일을 원하지만 북한 사람들이 남한사람보다 더 큰 권력을 갖는 것은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소수자 배제는 소수자 혐오를 내포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그 사회에서 권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생각한다.